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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젊은 사진가, 하이메 페르무트 ‘욘케로스’展리뷰

김영태

큐레이터스 초이스1 _ 양정아 편

미국의 젊은 사진가, 하이메 페르무트 ‘욘케로스’展리뷰


전시기간: 2013년 5월 21일(화) ~ 2013년 6월 2일(일)

장 소: 류가헌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 /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이민노동자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기록한 서정적인 다큐멘터리사진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사진위주 류가헌은 2009년도에 개관한 사진전문 갤러리이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다큐멘터리사진을 주로 전시하여 갤러리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인식시키는데 성공하였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인지도를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에서 사진전문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것은 여러 모로 힘든 일이다. 더구나 작품판매가 쉽지 않은 다큐멘터리 사진을 위주로 전시하여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정말 힘든 일이다. 한국사진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사회문화적인 환경과 예술의 지형을 배경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변화된 풍경을 펼쳐 보이고 있다. 일부 사진가들을 중심으로 상업화랑에서 작품이 판매되기도 하고, 사진이 기존의 예술제도로 진입하는데 성공하여 사진가들의 활동 폭도 넓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사진과 사회적인 발언을 하는 다큐멘터리사진은 입지가 오히려 좁아 졌다. 이러한 문화적 지형 속에서 류가헌이 지난 3년 동안 분명한 컬러를 유지하면서 현재까지 꾸준히 전시기를 이어 온 것은 한국사진문화의 다양성과 성숙을 위해서 긍정적인 사건이자 생산적인 성과이다.

지난 3년 동안 류가헌은 대관전시도 있었지만, 다큐멘터리사진전시를 지속적으로 기획해왔다. 이번에는 ‘큐레이터스 초이스’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외부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를 개최했다. 이 프로그램의 첫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는 현재 국내외적으로 포트폴리오 리뷰어와 큐레이터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양정아이다. 양정아가 이번에 큐레이팅한 전시는 과테말라 출신으로서 뉴욕에서 활동하는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하이메 페르무트의 ‘욘케로스’展이다.


작가는 미국에 이민 와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기록했다. 작품 타이틀인 욘케로스는 망가진 자동차를 분해하고 자동차의 고철이나 부속품을 파는 것을 의미하는 대중화된 비즈니스 용어. 영어단어 ‘Junk’(정크) 즉 고물이나 쓰레기와 스페인어의 파생어로,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비속어이기도 하다. 장소적 배경이 된 윌렛츠 포인트는 뉴욕으로 이주해 온 제3세계 이주민들인 라틴 아메리칸들이 뉴욕에서 쉽게 버려지는 온갖 고철더미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어 붙이고 땜질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곳으로, 제1세계의 소비지상주의와 제3세계의 생존을 위한 전략이 끊임없이 서로 교차하는 지역이다.


작가는 이러한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과 환경을 서정적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하이메의 <욘케로스> 시리즈는 단순히 미국 특정지역의 이민노동자들의 삶을 독특한 감성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 사진들은 일종의 호소이며 또한 추도이기도 하다. 현재 뉴욕시는 소수민족이 사는 이 작은 지역을 없애기로 결정하였고, 그것은 이곳에 거주하는 이민 노동자들에게는 생존이 걸려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세계 어느 지역이나 노동자들의 삶은 열악하다는 것을 환기시켜주는 사건이다.


작가의 작품은 현실의 절실함과 심각함을 강렬한 톤으로 재현하여 보는 이들의 감성을 강하게 자극하여 호소하기 보다는 차분하고 정서적으로 다가온다. 내용적으로는 20세기 초반 프랑스의 기록사진가 으젠느 앗제의 시적인 작품이나 미국다큐멘터리사진의 새로운 지형을 연 사진가인 워커 에반스의 도상학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이 연상되기도 한다. 또한 작품의 표면에서 드러나는 전체적인 톤은 리 프리들랜더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작가는 절박하고 심각한 상황을 다루고 있지만 직설적인 화법이 아니라, 싱징적인 언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미학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시각적으로는 조형적이기 때문에 좀 더 호소력이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이 좀 세련되고 미학적인 완성도를 확보하려면 드라마틱하게 현실을 재구성하여 관객의 감정을 과하게 자극하기 보다는 은유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작가의 작품은 다른 층위에서 존재한다.

한국의 사진가들이 발표하는 상당수의 다큐멘터리사진은 직설적이고 사건 중심적이다. 또 너무 과하게 감정적으로 대상에 접근한다. 다시이야기하자면 세련되지 못하고 미학적인 것과는 간극이 발생한다. 작가의 작품과 그와는 다른 차원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작가의 절실한 메시지가 좀 더 호소력 있게 큰 진폭으로 전달되었다. 또 다른 차원의 서정적인 다큐멘터리사진이다.

포토저널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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